기타 자료

[스크랩] [번역] 핀란드, NATO, 러시아와의 관계 (1) - 2009, 영국 국방대학교

박용수 2014. 10. 27. 17:01

< 원문출처 : 영국 국방대학교 ARAG 특별출판물 시리즈 (http://www.da.mod.uk/colleges/arag/document-listings/special/09%2814%29%20KGSE%20Web.pdf) >

 

 


 

핀란드, NATO, 러시아와의 관계 (Waking the Neighbour - Finland, NATO and Russia )


저자 : Keir Giles, Susanna Eskola

 

 


핵심결론

* 역사 및 지리적 원인으로 인하여, 핀란드와 러시아와의 관계는 유럽에서도 특이한 관계를 갖고 있다. 동시에 핀란드에서는 러시아를 안보 위협원(source of security challenges)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 핀란드에서는 이러한 위협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나토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 좋은지 여부에 대하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광범위한 정치적, 사회적 터부들 탓에 이에 관한 솔직하고 대담한 토론은 곤란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미래에 나토에 가까워지는 것이 그리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증거들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만약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이는 러시아 국방 사상가들에게는 심각한 우려사항이 될 것이다. 2004년 발트 3국들의 나토 가입 때와는 달리, 새롭게 단호해진 러시아의 반응은 보다 신속하고 파괴적일 가능성이 높다.

 

* 이는 또한 러시아와 EU 간의 관계에 불씨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핀란드는 1995년부터 EU 가맹국이었다. 핀란드 사람들 다수는 EU를 안보제공자(security provider)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국가적 논의 속에서 EU와 북구 국가간 안보정책협력(nordic security policy cooperation), 그리고 실제 방어동맹(actual defensive alliance)간의 개념을 혼동되게 사용하는 상황이다.

 

* 핀란드가 보는 나토는 복합적이면서도 다면적인 측면을 갖고 있으며, 지역적, 문화적 측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것의 결과가 나토와 EU의 러시아와의 관계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을 고려한다면 이것은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논문을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 Pauliina Jenu가 제공한 추가 연구에 크게 감사하는 바이다.

 

 


목차

 

소개

핀란드 방위
 - 징집 및 국토방위
 - 예산 및 장비


다루기 힘든 이웃
 - 사례연구 : 목재 관세
 - 사례연구 : 국경선
 - 사례연구 : 핀란드만
 - 발틱해: "나토의 호수"인가 "러시아의 탯줄"인가?
 - 특별한 관계
 -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가?


여론
 - 전쟁은 언급하지 말라
 - 비동맹 노선 (Non-Alignment)
 - 나토로의 가맹 : "황소에게 흔드는 붉은 천"
 - "다음 보고서 주세요"

 

나토, 북구, EU와 안보
 - 스웨덴 : "손에 손잡고"
 - 노르웨이 : 나토로 가는 길로 이끌어가다
 - EU의 "안보 보장"

 

나토는 핀란드를 위해 뭘 해줄 것인가?
 - 현재 나토가 하고 있는 일들
 - 나토의 신속대응군(NATO Response Force)
 - 나토 가입의 장점들
 - 러시아에 대한 시각
 - 나토가 제공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 매끄러운 가맹이 가능할까?
 - 보트를 놓치는 것일까, 핵심을 놓치는 것일까?
 - 가입해서는 안되는 이유

 

사례연구: 발트 3국들의 경험
 - 발트 3국과 5번 조항
 - 나토의 개입과 국내 효과

 

러시아의 반응
 - 지금까지의 위협들
 - 앞으로 있을 반응들

 

결론

 

부록

 

 

 

소개

 

 "후손들에게 전하니 - 스스로의 힘으로 이곳을 지키고 절대로 외부의 지원에는 기대지 말라." 수오멘리나 요새(Suomenlinna fortress complex)의 킹즈 게이트에 새겨진 비문, 1753년.

“Generations to come - stand here upon your own ground,and never rely on outside help.” Inscription above the King’s Gate at the Suomenlinna fortress complex, 1753


 지리 및 역사상의 이유로 인하여, 핀란드는 러시아, EU, 나토와의 관계에 있어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EU 가맹국 중 가장 오래된 가맹국으로서, 핀란드는 러시아가 정말로 바라마지않는 교역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방어를 신봉하는 이웃국가로서, 만약 핀란드가 나토에의 가맹을 고려한다면 이는 러시아에게는 즉각 대응해야 하는 심각하고도 즉각적인 위협으로 비춰질 것이다.

 

 현재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핀란드 내부에서의 논의는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양측 모두 그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태이다. 서방의 안보기구에 완전히 통합되고자 하는 열망은 반면으로 러시아측의 보복 가능성에 대한 뚜렷한 걱정과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나토의 행보에 대한 불만 역시도 동쪽의 이웃의 행태만큼이나 불만을 사고 있는 사항이다. 지난 20세기 소련과의 3차례의 전쟁 경험 과정과 함께 겪었던 자주 변하고 불안정한 동맹관계는, 핀란드 스스로가 국방을 책임져야 한다는 강력한 믿음을 불러일으켰으며, 이 소개글의 서두에 쓴 명구와도 일치하는 바가 있다; 한편으로 현대주의자들은 21세기에는 더 이상 일국이 스스로의 힘만으로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토 가맹에 관한 논란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핀란드는 이미 나토의 비가맹국 중에서는 가장 긴밀한 협력국가(partner state)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핀란드는 나토 주도의 작전들에 참가하고 있으며, 핀란드 방위군(Finnish Defence Forces)의 경우 이미 나토와의 호환성(NATO compatibility)을 추구하는 개혁을 실시 중에 있다. 공식적으로 핀란드는 이미 가맹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남아있는 문제는 핀란드가 마지막 절차를 밟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 그리고 실제로 가맹하고자 하느냐의 문제이다. 이 논문에서는 핀란드 내에서의 나토 가맹에 관련한 찬반 주장들을 살펴볼 것이며, 이것들을 국내적, 지역적 맥락으로 구분한 뒤 이것들을 핀란드 방위의 가장 커다란 단일 고려요소 - 동쪽 이웃과의 관계 -와 대비하여 실펴볼 것이다.

 

 

핀란드 방위 (Defending Finland)

 

징집 및 국토방위 (Conscription and Territorial Defence)

 

"핀란드 병사 1명은 러시아놈 10명에 상당한다!"
"좋아, 좋아... 그런데 11번째 놈이 오면 어떻게하지?"

"One Finnish soldier is a match for ten Russkies!"
"Fine, all right… so what about when the 11th one arrives?"


 위의 대화는 핀란드의 고전 소설이자 영화인 "무명용사(Unknown Soldier)"에서 나온 것으로서, 소련과의 전쟁 기간의 한 보병소대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 대화를 통하여 핀란드의 전통적인 방어태세의 근간을 결정하고 있는 오래된 관점을 살펴볼 수 있다: 즉 가장 주요한 과업은 엄청난 숫자의 러시아 침공자들에 의해 완전히 중과부적인 상태에서 버텨내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는 전통적인 핀란드식 방법은 국토방위(territorial defence)와 일반징병(general conscription)에 있었다. 징집에 근거한 국방체계는 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상태이다; 핀란드인 중 74퍼센트가 현 징병제를 지지하고 있으며, 단지 15퍼센트만이 보다 선택적인 징집체계로 가기를 바라고 있다. 종종 국민역(national service)을 국민으로서의 정체성(national identity)의 중요한 요소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국가를 직접적으로 방위한다는 이슈보다는 좀 더 넓은 범위의 이론구조(rationale)에 해당한다.

 

 핀란드의 국방 사상가들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핀란드 방위군의 모델을 어떻게 신규 구매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문제와 장차 예견되는(실제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도) 인구감소 문제에 맞게 변화시키느냐에 있다. 지난 몇년간 방위군의 동원후 병력규모를 35만명에서 25만명으로 감축시키되 장비를 보다 잘 지급하자는 쪽과, 전통적인 국토방위를 위해서는 병력규모가 중요하다는 쪽간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좀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인력 감축을 주장한 쪽은 2009년 8월까지 핀란드 방위군 수장을 맡고 있었던 주하니 카스킬라 제독(Adm Juhani Kaskeala)이었으며, 반대로 현재의 안보 위협을 평가해 볼 때 최소한 2015년까지는 현재 병력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의회의 초당파 그룹(cross-party group) 측이었다. 이 그룹의 의장인 주하 코르키오자(Juha Korkeaoja)는 핀란드는 국방비 지출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며, 국방군 규모도 유지하며, 대신 최신 장비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 대규모 동원에 대비하여 구식 무장을 비축하여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카스킬라 제독의 시각에 따르면, 소수의 잘 무장된 병력은 적은 자본이 투자된 대규모 병력에 비하여 더 낫다고 하고 있으며, 그 이유로 "현대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병력은 유지할 이유가 없다"라고 하고 있다. 소규모의 잘 무장된 병력을 지지하는 주장은 국방부의 정책부서의 한 고위관료가 한 다음의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여러분은 더 이상 모두에게 대인지뢰가 가득한 가방 1개와 소총 1자루를 쥐어주고서 전쟁터로 나가라고 할 수가 없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지뢰부터가 이제 금지된 상태이다."

 

 이 논란은 이제 감축 쪽으로 결론지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2016년 이후로는 연령그룹의 크기 감소문제로 인하여 동원규모는 25만명으로 감축시키고 그 대신 이론적으로는 더 나은 장비를 갖는 군대가 됨으로써 벌충하는 것으로 계획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군사지출을 증가시키려는 계획이 있긴 하지만, 이 계획도 단지 징병인원 감소와 군사기지 폐쇄를 2011년에서 2015년으로 연기하는 정도의 효과만 낼 것으로 보인다.

 

 예상되는 인력감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제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일부 계산에 따르면 만약 예비역 연령 상한선을 35세에서 40세로 늘릴 경우, 동원병력 규모 25만을 유지하기 위해서 단지 현재 유입되는 징병인원의 절반만 있어도 가능하다고 하고 있으며, 이는 한편으로 젊은 예비역들이 고령의 예비역보다 나은지 여부에 관한 논쟁을 촉발하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간에 이들 논란에서도 이론이 없는 점은, 지난 10여년간 방위군의 인력 규모가 35퍼센트 감축되었다는 점이며, 가까운 미래에 있어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카스킬라 제독이 지적한 바와 같이, 1960년대에는 남성 인구의 95퍼센트가 징병되어 병역을 마쳤지만, 지금은 70퍼센트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동일한 연령그룹의 남성들로 군대를 구성할 경우, 당시의 절반 크기의 군대만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 논란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으로는 국민역(national service)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얼마나 감소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으로서, 이에 따라 핀란드는 부분징병(selective conscription) 보다는 일반징병(general conscription)을 선택하고 있다.

 

 카스킬라 제독은 또한 국방군 내에서의 여성 참여의 증가를 옹호하는 입장이며, 여성에 대해서도 징병을 확대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국방부 및 군에서는 이러한 생각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지지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국방장관 지리 하카미(Jyri Hakamies)의 경우에는 현재 여성에게까지 징병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하고 있다.

 

 어쨌든 앞서 이야기한 변화들은 징병 및 대량동원이라는 기본적인 틀에는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핀란드 국방대학교의 아르토 노칼라(Arto Nokkala)에 따르면 핀란드는 연속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한다. 요컨대 다른 유럽 국가들은 냉전시대와 현재 시대간의 차이점을 강조하며 국방 및 안보에 있어서 생각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데 반해, 핀란드의 경우에는 국방조직에 있어서 큰 변화를 불러일으켜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방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모든 국방문제는 러시아와 직결되어 있다. 우리가 단지 재난구호 작전 따위만 준비해도 된다면 징병제나 국토방위(territorial defence) 따위, 국방의지에 대한 걱정 따위는 불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경선 근처에 이 위협 - 러시아 - 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모든 것들을 확실하게 해 두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예산 및 장비 (Budget and Equipment)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적당한 국방태세 여부는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된다."
라우리 키안리나 준장

"Like beauty, a credible defence posture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Brig-Gen Lauri Kiianlinna


 유럽 전역에서 불고 있는 국방비 감축 바람에도 불구하고, 많은이들이 생각하는 바와는 다르게, 2009년 핀란드 방위정책보고서(Security and Defence Policy report of 2009)에서는 "2011년까지 연간 비용증가를 모두 보충하는 외에도 매년 2퍼센트의 방위비 증가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를 두고 현재의 시스템이 변하지 않고 유지된다는 보장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하카미 총리(Minister Häkämies)는 명백히 변화가 있을 것임을 지적하고 있으며, 지출 증가는 기존의 대규모 예비군 체계에서 소규모의 잘 무장된 병력 체계로 변화하는 전환기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또한 하카미는 국방비 지출을 현재와 같이 GNP의 1.3퍼센트로 유지하는 것은 곧 "군대를 퇴화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예산주기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이미 여러 국방활동들을 중앙집권화 시키고, 독립 군사작전이 가능한 지역사령부들로부터 뭔가를 빼앗아오는 것 등으로 이미 이뤄지고 있다. 국토방위(territorial defence) 개념은 여전히 기본 원칙이긴 하지만, 가장 유능한 여단들은 "여러 군구들을 커버할 수 있는 지역 - 즉 상황에 따른 지역 - 에서 군단으로 집중될 수 있다."

 

 핀란드가 현대적 경향과 동떨어지게 보이는 부분은 비단 예산지출 부문에서만은 아니다. 핀란드는 오타와 지뢰금지협정(Ottawa Mine Ban Treaty)에서도 발을 빼고자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었는데, 사실 지뢰야말로 대규모 침공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계획의 핵심사항이기 때문이다. 결국 핀란드 역시도 해당 조약에 가입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지뢰를 제거하고 그 대신에 집속탄(cluster munitions)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집속탄 역시도 국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는 물건이었다. 핀란드는 강력한 포병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핀란드 국가방위에 있어서의 역사적 경험에 근거하여 탄생한 것이며, 이는 종종 "국민들의 생각 속에 겨울전쟁의 영향이 너무 많이 있다"라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또한 UN, EU,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에서는 반복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conscientious objectors) 및 비군사 복무(nonmilitary service)를 택하는 사람들에 대한 핀란드의 대우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국방 현실론자들은 방위태세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이상주의적이거나 낙관주의적, 이중적 사고를 하는 정치환경 속에서 일해야 하는 형편이다. 예컨대, SDP당수 쥬타 우르피라이넨(Jutta Urpilainen)은 핀란드가 "현 시류를 거스르며 수영하고 있다"라면서 다른 국가들이 군비를 감축하는 상황 속에서도 핀란드는 완만한 국방비 증가가 이뤄지고 있음을 비난하고 있다 - 그는 옆집 국가인 러시아가 국방비를 25퍼센트 증가시켰고, 수백억불에 달하는 신규무기 구매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있다는 사실은 교묘히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주목하자. 마찬가지로 우르피라이넨은 "유럽 국가들 사이에는 대치국면이 없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동시에 핀란드는 "EU의 변방국가"로서 방어의무가 있는 상황인 것이다. 반대로 카스길라 제독에 따르면, 핀란드는 현재 "지금까지 없었던 가장 긴 평화의 시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러한 평화가 영원하리라고 믿는 것은 무의미하며, 이것이 하루하루 길어지는 것을 항상 감사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루기 어려운 이웃 (A Difficult Neighbour)

 

"핀란드의 안보환경에 대한 것을 논하자면, 가장 중요한 질문은 러시아의 정치경제적 안정도와 러시아의 국제관계의 변화 여부하고 관련이 있게 된다."
핀란드 정부 국방정책보고서, 2009

“When it comes to Finland’s security environment, the most important questions relate to Russia’s political and economic stability and to the evolution of its international relations.”
Finnish Government Security and Defence Policy report, 2009

 

 비록 핀란드 안보정책에 있어서는 러시아가 중대하게 간주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핀란드에 대하여 어떠한 위협도 적극적으로는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는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이웃국가들 중에서는 예외라고도 볼 수 있다 - 핀란드 경제에 러시아가 끼친 피해는 러시아가 다른 이웃국가들에 의도적으로 피해를 끼쳐온 것과 달리 실로 별 생각 없이 끼친 피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성 등과 같은 것들에도 불구하고, 핀란드는 공식적으로는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등을 뒤흔든 에너지 공급중단과 같은 수준의 위험에는 노출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핀란드로의 에너지 공급 부분에 한하여 러시아와의 관계가 안정적이고 우호적이라고 할지라도, 여기에는 기쁘지 않게 딸려오는 무언가가 통상 있게 마련이다. 러시아의 다른 이웃들과는 달리,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에는 직접적인 환경문제가 관련되어 있다. 상 페테르부르크 서쪽에 있는 소스노비 보르(Sosnovyy Bor)에 위치한 레닌그라드 원자력발전소는 생산량의 25퍼센트를 핀란드로 수출한다; 하지만 핀란드측의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 발전소의 반응로는 핀란드 방사능 및 원자력 안전위원회(Finnish Radiation and Nuclear Safety Authority, STUK)의 기준으로는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노르웨이 원자력 안전재단(Norwegian nuclear safety foundation)의 주장에 따르면 사용된 핵연료는 핀란드만(Gulf of Finland)에서 겨우 9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줄줄 새고 있는 저장고에 보관되고 있다. 

 

 러시아에 있어서 핀란드 정부에서 반복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의도적이고 공개적인 분쟁뿐만이 아니라 국경선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이 위험스러운 불안정성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과연 러시아로부터의 위협이 사라졌냐고 직설적으로 물어보았을 때, 카스킬라 제독은 러시아의 예측 불가능성을 지적했고, 핀란드는 러시아 내부의 격변으로 인한 외부로의 영향에 대해 방어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혹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러시아는 특별히 뭔가를 남에게 강요하려고 하기 전이라도, 단지 그곳에 있는 자체로써 이미 안보문제를 발생시킨다고 하였다.

 

 수많은 관찰자들이 러시아의 발전 시나리오를 끊임없이 만들고 최신화시키고 있다. 지난 4~5년간 보여진 인상 중에서 덜 이야기되면서도 심각한 부분은, 서구식으로 민주화된 러시아로의 선택, 즉,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고 주변국가들과의 일반적인 우호관계를 추구하는 방식으로의 선택지가, 그동안 조용히 창고 속으로 처박혀졌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앞으로 모든 주변국들에게 도전이 될 것이다; 실제로 핀란드 국방부가 2007년에 발간한 러시아의 발전방향 연구서의 영문 제목이 "도전거리인 러시아(Russia of Challenges)"였다.

 

 지금부터 다루는 장들을 통하여 우리는 이들 도전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러시아 주변국이라는 점이 핀란드에게 양국간의 어떠한 관계변화가 없는 상태에서도 어떻게 경제 및 안보 상황에 실질적 영향을 주는가를 살펴보게 될 것이다. 러시아가 핀란드 경제에 미친 영향력의 크기와, 러시아가 스스로에게는 거의 아무 힘도 들이지 않으면서도 핀란드에게 어려움을 끼칠 수 있는 수많은 지렛대들 등은, 앞으로 핀란드의 미래안보를 보장하는 데에 있어서 나토(NATO)가 믿을만한 대안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사례연구: 목재 관세 (Case Study: Timber Tarriffs)

 

"핀란드의 국가경제는 나무로 된 다리를 갖고 있다"
("The Finnish national economy stands on a wooden leg.")

 

 위에 적은 격언은 사실 노키아(Nokia) 그룹이 고무장화를 만들던 것으로 유명하던 과거시기에 보다 적합한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목재관련 산업(forestry)이 핀란드에서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는 것은 사실이다. 제지업과 목재가공업은 아직도 핀란드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공업들에 사용되기 위하여 핀란드로 수입되는 나무의 4/5가 러시아로부터 수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러시아가 2009년 초부터 목재 수출관세를 세제곱미터당 15유로에서 50유로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였을 때, 이 발표는 핀란드 내의 수많은 사업장들과 일자리에 직접적이고도 파멸적인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러시아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엄청난 규모의 관세는 자국의 목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러시아 정부의 12년 계획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러시아는 수입되고 있던 목재 가공품들을 국내 생산품들로 대체하고, 아울러 수출품을 기존의 원자재에서 가공상품으로 대체하게 된다. 수출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러시아는 또한 외국 회사들이 러시아 국내의 목재관련 분야에 투자하도록 강요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이러한 목표들을 추적해 보거나,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러시아가 선택한 방식을 공부해 보는 것도 참으로 매력적인 주제일 것이다. 제로섬 결과를 추구하는 러시아인들의 경향, 그리고 러시아 목재 가공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핀란드의 목재 가공업을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가정 등.

 

 핀란드 목재산업계와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인들이 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있어서, 이 방식은 결코 좋지 않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핀란드 무역개발부 장관(Minister for Foreign Trade and Development) 파보 바리넨의 말을 인용하자면, "러시아는 이들 관세로 인하여 스스로의 발등을 쏘게 될 것이다".

 

 핀란드는 이 문제를 러시아와 쌍무적으로 협상하고자 시도하였으며, 또한 이 문제에 대해서 EU의 관심을 끌고자 노력하기도 하였다. 이 관세문제에 관한 협상은 또한 보다 광범위한 주제인 러시아의 세계 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에 포함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방식(이는 핀란드 정부가 2009년 4월 발행한 "러시아 행동계획(Russia Action Plan)"에 강조되었었다)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과의 관세동맹을 맺겠다고 선언함으로써 - 이는 WTO 규약과 배치된다 - 사실상 WTO 가입을 부인함에 따라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태다.

 

 2008년 10월, 러시아 총리 푸틴은 핀란드 총리 마티 반하넨이 모스크바를 방문하였을 때, 관세 인상이 잠시 연기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푸틴은 현재 경제적 위기상태에 있는 핀란드를 돕기 위하여, 실업율 증가와 같은 사회적 파장을 몰고올 관세인상을 연기하였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푸틴은 이 연기조치는 단지 일시적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연기조치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했는데, 핀란드 경제에 미친 피해는 이미 발생한 뒤였기 때문이다. 이미 공장들은 문을 닫았거나, 핀란드 침엽수를 더 사용하는 것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목재 수급선을 확보하기 위하여, 2008년 7월, 핀란드 정부는 목재 판매 수익금에 대한 세금을 감면한 바 있다. 재무장관 지르키 카타이넨은 또한 국가 수준에서 삼림 소유자들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재앙이 닥치리라고 경고하였다.

 

 많은 핀란드인들은 이 관세인상 연기조치 결정이 실은 러시아가 어설프게 시도한 게임의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관세인상 발표로  러시아 내로의 투자가 증가하기는 커녕, 핀란드가 목재 수입선을 러시아에서 다른 방향으로 옮김으로써, 러시아령 카렐리아 반도 일대의 국경지대 경제가 마비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례연구: 국경선 (Case Study: The Border)

 

 핀란드와 러시아 사이의 1300 km 길이의 국경선이야말로 쌍무적 관계에 있어서의 여러 문제점들의 원천이다. 국경선 그 자체부터가 아직도 여러 사람들의 가슴 속을 후벼파는 문제로, 이는 1944년 당시 핀란드 영토의 약 10퍼센트 가량을 소련에 할양해야 했던 일과 관계가 있다. 이로써 당시 인구의 약 1/4 가량이 이주해야 했다. 세대가 바뀌면서 영토 반환에 대한 목소리는 사그러들고 있으며, 카렐리아 반도의 빼앗긴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아이들과 손자들은 이제 쫒겨난 피난민으로써의 삶을 기억하는 이들에 비해 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국경선 문제는 여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목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요컨대 양국 주민간 무역과 이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그 부수적인 효과로 조직 범죄나 불법 이민, 밀수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핀란드로 향하는, 그리고 EU로부터 들어오는 물동량이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상주의자들이라면 러시아가 국영간 이동과 세관 조치를 매끄럽고 효율적으로 하는 데에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고 가정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국경을 살펴볼 때마다 마주치게 되는 장면은 끝없이 길게 늘어져 수일 동안 기다리고 있는 화물차 행렬이며, 이는 물자가 러시아로 들어가거나 떠날 때면 항상 겪어야 하는 러시아인들의 관료주의에 상당부분 원인을 두게 된다. 이 문제는 양국간 교역 및 경유 교역에 모두 양측을 계속적으로 괴롭히는 문제다.

 

 러시아 역시도 나름대로 몇 가지 과격한 대책들을 내놓으며 긴 국경선 대기 줄을 줄이려고 노력해오긴 했다. 예컨대 "단일 창문(one-window)" 체계를 통하여 운전자가 여러 번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한 무리의 러시아 세관 관리들만 상대하면 되게 하였다. 그러나 그 외에 러시아 측이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라고 내 놓은 대책들을 살펴보면 한눈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예를 들면 과거 8 곳의 국경지역에서 길게 늘어서있던 차량 운송 행렬 대기줄을 없애기 위해서, 아예 차량의 국경 통과를 금지해 버린 사례 따위를 들 수 있다.


 러시아 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국경선 반대편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 또 다른 사례로서, 러시아로 들어오는 물품 컨테이너는 반드시 철도로만 들여올 수 있도록 제한한 조치를 들 수 있다. 이로써 핀란드의 도로망 물류 산업이 타격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핀란드와 철도 네트워크와 항만 화물시설 역시도 큰 변형을 가해야만 했다. 이러한 러시아 측의 비타협적인 태도 탓에 쌍무 대화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게 되었고, 이에 핀란드는 이 문제를 EU-러시아간 관계 아젠다에 올려놓는 방향으로 러시아 측을 움직이려는 방향으로 시도해 왔다.

 


사례연구 : 핀란드만(Case Study: Gulf of Finland)

 

(계속)

출처 : FocusWar
글쓴이 : 운영자-박용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