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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크랩] 바람을 가르는 화살 / 2012년, 문화재청

박용수 2014. 10. 27. 17:12

< 원문출처: 문화재청 홈페이지 (http://www.cha.go.kr/korea/news/newsBbzView!view.action?id=155697619&curPage=5&strWhere=&strValue=&schWhere=&schDirect=&sectionId=add_cate_1_sec_1&sdate=&edate=&category=&mc=NS_01_10) >

 


 

 

문명의 결정체, 활과 화살

활과 화살은 인류의 공통적인 문명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 땅에서도 활쏘기(궁)는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한 번도 그 맥脈이 끊긴 적 없을 만큼,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활쏘기 문화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지 않았기에 더욱 가치가 크다. 물론 우리의 궁만이 세계 명품이랄 수는 없다. 특히 터키나 페르시아의 궁이 아름다움과 기술적인 면이 뛰어나지만, 다른 나라에서의 궁은 이제 박물관 안에만 머무르고 있기에 우리나라의 궁과 차별점을 둘 수 있다.

“우리나라마저도 활, 화살 기술을 놓아버렸다면 인류 문명에 있어 가장 획기적인 문명이라 불리는 궁이 모두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궁 기술이 아직까지 인류사에 현존할 수 있는 것은 궁 기술에 대한 한민족의 자부심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죠.” 뗀석기를 사용하던 석기인들에게 활과 화살의 발명은 어쩌면 새로운 문명으로의 도약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과 지키고자 하는 것을 더욱 효율적으로, 획기적으로 해낼 수 있는 도구가 바로 활과 화살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것을 인류 문명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유세현 전수교육조교는 길고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궁에 특별한 애착이 있다. 활쏘기 문화가 끊기지 않았던 것이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한 만큼, 이 기술을 잇는 것은 단지 우리나라만을 위한 것이 아닌 세계를 위한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쟁이 아닌 고급스포츠로 역사의 끈을 잇다

“세계에서 궁이 사라지게 된 것은 화약무기의 발명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궁은 주로 전쟁에서 사용되었지요. 다른 나라에서는 전쟁에 화약무기가 도입되자마자 궁이 사라졌어요. 전쟁 이상의 쓸모를 찾지 못한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문화로 꽃피웠지요. 또한 활쏘기에는 정신수양의 의미가 서려 있습니다. 우리 선조가 활쏘기를 전쟁의 도구로만 여겼던 것이 아니라 정신문화를 담아냈기 때문에 지금이 가능한 것이지요.”

과거, 화살 하나 값이 논 한 평 정도였기에 활쏘기는 웬만큼 재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주요 수요지는 개성과 한양이었고, 그 중간쯤에 위치한 장단에서 활과 화살 제작이 성행했다. 근래로 와서는 장단역을 통해 물류를 수송할 수 있었다. 장단에서 만들어진 활과 화살은 우리나라 최남단에서 위쪽으로는 만주까지 운송되었다. 하지만 비극은 1980년대에 찾아왔다. 많은 전통문화가 대중의 노력으로 다시 불붙어 발전할 때, 궁 문화는 개량궁시가 물밀 듯 들어오면서 하향세를 겪었다. 우리나라 전통 각궁과 죽시(대나무로 만든 전통 활)가 사람들의 눈과 기억에서 잊혀졌다. 활쏘기를 하는 사람은 늘었으나, 전통 궁을 쓰는 사람은 급감했다. 유세현 조교는 오늘을 우리나라 궁 문화의 터닝포인트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날, 이 기술과 문화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 문화를 되살려 현대 궁 문화의 초석을 만들다

“저희 선조도 장단에서 화살을 만드셨죠. 현재 화살 제작 기술이 6대째 이어져 오고 있어요. 전쟁이 나 남쪽으로 피난을 왔다가 올라가지 못해 장단과 가까운 경기도 파주에 자리를 잡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유세현 조교는 1983년,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다른 일을 하고자 했지만 화살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궁시장은 활을 만드는 궁장弓匠과 화살을 만드는 시장矢匠으로 나눌 수 있는데, 유세현 조교는 화살을 만들고 있다. 아버지의 기술과 문화를 잇지 못한다면, 화살의 미래뿐만 아니라 활의 미래 또한 불 보듯 뻔했다. 그는 대를 잇기 위해 내려와 고문헌을 연구하여 전통화살을 복원해내는 작업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복원한 것 중 대표적인 것이 과거 무과 시험에서 사용되던 활인 유엽전柳葉箭과 작년에 개봉한 <최종병기 활>이라는 영화에 나온 편전片箭입니다. 편전은 애기살이라고도 불리는데, 긴 통 속에 애기살을 넣어 발사시켜요. 이것은 기술을 유출하지 않기 위해서 애쓰던 화살 중 하나이지요. 또 효시라는 화살이 있는데, 화살이 발사되면 화살 끝에 있는 효시에서 경쾌한 바람소리가 나요. 전쟁을 시작할 때 신호를 보내던 것이지요.”

현재의 활쏘기는 승부를 가르는 대회가 성행하여 정신적인 측면이 많이 퇴색되었다. 또한 활쏘기를 즐기던 문화 또한 함께 공감하며 즐기는 오락성이 사라진지 오래다. 지금은 대회에서 145m까지만 쏘면 될 뿐이다. 그래서 유세현 조교는 활쏘기 문화의 진정한 전통을 살리는 것이 우리 활쏘기를 지키는 가장 지극한 길이라는 것을 말한다. “활쏘기의 가장 큰 과제는 활쏘기와 관련한 전통문화 자체를 오롯이 보급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활쏘기 문화가 얼마나 다채로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은 그것을 잊고 살고 있어요. 유엽전이나 효시, 편전처럼 옛 전통 화살을 끊임없이 복원하는 작업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을 보급시켜 활쏘기 문화가 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을 때, 그것이 진정한 전통문화 계승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글·박세란 사진·김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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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ocus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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