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자료

[스크랩] [잡문] 리더십에 대한 잡생각 2가지

박용수 2014. 10. 27. 16:45

- 첫번째 이야기

 

 제 국민학교(오늘날의 초등학교) 시절의 일입니다. 매년마다 담임선생님이 달라지는 것은 보통 대부분 분들도 이 시절 겪었을 일입니다. 당시 3학년 때 선생님과 4학년 때 선생님의 교육 스타일이 대조적이었고, 이번 이야기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3학년 때 선생님은 특징이 학생들을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타이르는 성격이셨고, 때리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반면 4학년 때 선생님은 학생들이 뭔가 잘못하기라도 하면 윽박지르고 체벌을 가하기가 일쑤였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3학년 때 선생님을 훨씬 좋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당시 반의 학업성적을 보면, 3학년 때에는 학급 성적이 처음에는 별로 좋지 않다가 2학기가 되면서 다른 3학년 학급들보다 더 우수한 결과가 나왔고, 대체로 4학년으로 올라간 친구들도 성적이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면 4학년 때에는 처음 성적이 상당히 좋았지만, 학생들이 점차 혼나는데에 익숙해지고 무감각해져서인지 2학기가 되면 다른 학급보다 많이 성적이 나빠졌습니다.

 

 리더십을 이야기 할 때에 잘 나오는 주제 중의 하나가, 아랫사람들을 이해시키고 감화시켜서 자발성을 이끌어 갈 것인가, 혹은 강압과 위협, 실적위주 처우로 경쟁을 유도시킬 것인가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민학교 3/4학년 때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자의 쪽에 찬성표를 던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또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선생님들이야 실적에 의해 신분에 대한 압박이 가해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일반 사회에서라면, 운이 좋아 앞서 말한 3/4학년때의 성적변화처럼 성과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참을성 있게 자발성을 유도하는 리더는 초기 성과가 나빠서 조직에서 밀려나거나, 혹은 이를 이용하려는 아랫사람 또는 경쟁자의 농간에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리더의 리더, 즉 중간리더의 성과를 바라보는 상위리더가 자발성을 존중하는 중간리더의 방식을 존중해주고 지원해주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과연 '전쟁의모든것' 회원분들은 어떠한 리더십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또한 이러한 리더들 밑에 들어간다면 각각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두번째 이야기

 

 이번 주제는 '성격 급한 상급자와의 토론에서 과연 정확한 논거를 들어서 반론해도 될 것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살다 보면 자신의 스승이나 선배, 고참 등 상급자가 대단히 성격이 급하고 거친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정도가 심한 경우, 아랫사람이 건의하거나 개성표현을 하는 것조차 모욕으로 여기는 일명 권위주의적인 사람인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사람들과 한팀이 되면 함께 지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선 대화라는 것이 상당히 제한적이 되게 되므로, 그 사람으로부터 뭔가를 배우거나 공감할 수 있게 되기는 커녕, 기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대화조차 나누기가 힘든 상황이 되기 쉽습니다. 단지 무조건 복종하고 알아서 기어주는 일명 '꼬봉'이 되어야 상대방이 만족하는 형국이 됩니다.

 

 이러한 경우 사람들이 종종 시도하는 해법이 상급자보다 더욱 공부하여 그 권위를 꺾어버리는 방안입니다. 물론 그 공부를 가르쳐줬어야 할 위치의 문제의 상급자가 공부를 시켜주지 않는 상황이므로, 이 방법을 실제로 시행하는 것은 말처럼 결코 쉽지 않습니다. 더우기 해당 상급자가 진정한 권위주의의 화신이라면, 이러한 낌새를 채자마자 아랫사람의 공부를 갖은 수를 써서라도 방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쨌든 상급자보다 더욱 더 많이 공부하는 데에 성공하였다고 칩시다. 그럼 이렇게 공부한 정확한 논거들을 정말로 상급자와의 토론에서 활용해도 될까를 한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남재준 장군의 중위 시절 사연 (http://scieng.net/zero/view.php?id=expo&page=6&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vote&desc=desc&no=3358)을 따라가 보면, 당시 남재준 장군의 상급자는 야전교범 몇쪽 몇페이지라고 정확한 근거를 대어 주장할 경우엔 항상 수긍해 주었다고 합니다. 이 경우에는 상급자의 성격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아랫사람의 입장을 실제로는 중시해준 사례입니다. 한편, 서경석 장군의 고군반 당시 사연 (해당 기사에 관한 URL 검색 실패)을 들어보면, 미국 고군반에 유학갔다온 한 잘나가던 대위가 보다 상급의 교관과 전술토의로 열띤 논쟁을 벌이다가 계속 상대가 인정하지 않자 야전교범 몇쪽 몇페이지를 보라고 일갈하여 논쟁을 불식시킨 사례가 나옵니다. 그런데 해당 대위는 해당 교관에게서 평정(=근무평가)을 받아야 되는 입장이었고, 앞서 논쟁에서 창피를 당한 해당 교관이 괘씸하게 여기고 평정을 나쁘게 그어버려서 이후 진급길이 막혔다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상급자가 남재준 장군이 중위시절 만난 분과 같다면 정말 좋겠지만, 서경석 장군님이 본 고군반 교관과 같은 사람이라면 과연 정확한 논거를 들어 자기주장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골치아픈 것 다 치워버리고 그냥 마음 편하게 '꼬봉'이 되는 것이 좋을까요?

 

출처 : FocusWar
글쓴이 : 운영자-박용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