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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잡문] 정장 자켓 버튼에 대하여.

박용수 2014. 10. 27. 17:01

 정장 자켓의 버튼에 대하여 좀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요사이 정장을 입을 일이 많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장 자켓(즉, 상의 외투) 부분의 버튼 채우는 이슈에 대해서 궁금해지더군요. 일반적으로 투버튼, 쓰리버튼 식으로 자켓이 구분되는데, 여기에 달려있는 버튼을 모두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맨 위 혹은 중간의 하나만 채우라고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를 물어보게 되면, 일반적으로는 전혀 이유를 대지 못하고 그저 예절이니까 따르라고 하거나, 이렇게 하는 편이 더 편하고 멋있다고 하거나 하는 식으로 얼버무리며 설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참조: (http://ask.nate.com/qna/view.html?n=8997312)]


 그러나 실제로 정장을 입어보면, 맨아래 단추를 잠그지 않는다고 하여, 단추를 1개만 채운다고 하여 활동성이 나아진다거나 스타일이 낫다거나 하는 차이점은 경험하기 힘듭니다. 실제로 정장과 유사한 모습을 지닌 육군 정복의 사례와 비교하였을 때에도, 달린 버튼을 모두 채우는 편이 훨씬 보기에 좋고 단정해 보입니다. 육군 복제규정상으로도 버튼을 모두 채우는 것이 예절입니다. 기능성 측면에서 살펴보더라도 옷의 정상적인 보온기능을 발휘하고 옷이 거추장스럽게 펄럭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버튼을 전부 채우는 쪽이 아무래도 유리할 것입니다.

 

< 한국군 육군 정복 >
(http://pic.joinsmsn.com/photo/article/article.asp?Total_ID=2513931&p_cat=20)

 


 일반적으로 민간인용 정장의 유래 자체가 원래 군복에서부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정장에 함께 착용하는 넥타이의 경우에도, 17세기 경 30년 전쟁 당시 크로아티아 용병대가 군복에 착용한 크라밧(크라밧의 용도는 오늘날 냅킨 내지는 구급용 붕대의 용도로 알려져 있음)에서부터 유래하였을 정도입니다.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Necktie)]

 

 다음은 현재와 과거 시기의 여러 군복들로써, 넥타이나 기타 요소들이 민간인용 정장과 유사한 것들입니다.

 

< 현용 미군 Class A 군복 >
(militaryphotos.net)

 

< 1902년경 미군 군복 >
(http://koreabrandy.blogspot.com/2010/09/blog-post_5658.html)

 

< 남북전쟁 당시 리 장군 >
(http://jonahprobell.com/famous_photos.html)

 

< 2008년 푸틴에게 러시아 신형군복을 설명하는 모습 >

(militaryphotos.net)

 

 일반적으로는 정복의 경우 버튼을 모두 채우고 다닙니다.

 

 그러면 민간인용 정장에서 버튼을 1개만 채워야 한다고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니 유래가 비교적 간단하게 나왔습니다. 1901년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가 대관식을 올리면서, 비만으로 배가 너무 나온 관계로 (당시 허리둘레 122cm) 자켓 버튼을 모두 채워서는 입을 수가 없게 되자 정장 자켓의 아래쪽 버튼을 채우지 않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King_Edward_VII) ] 이후부터 영국왕 때문에 할 수 없이 이것을 따라하면서 관습화 되었다고 하는군요. 결국 비만한 사람이 정장을 입을 수 있도록하기 위함이 정장 자켓에 버튼을 1개만 채우는 근본적인 목적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가 있습니다.

 

 한편으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는 반드시 버튼을 모두 채운다고 합니다. [참조 : (http://askville.amazon.com/buttons-button-suit/AnswerViewer.do?requestId=4905643) ]

 

< 정장을 입은 한 일본 CEO의 모습. 자켓의 버튼을 모두 채운 상태이다. >

(http://www.photaki.com/picture-japanese-executive-portrait-suit_218563.htm)


 우리나라에서 흔히들 자켓 버튼을 1개만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풍조는, 아무래도 권위주의 분위기 속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선진국의 풍습이나 유행 등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데서 비롯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나 우스꽝스러운 풍습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근본적인 이유까지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엉뚱한 이유까지 붙여 자기합리화하며 흉내만 내게 된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ps. 다음 사진들도 자켓 버튼을 전부 채운 사진들입니다. 아무래도 해방 직후까지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켓 버튼을 전부 채웠던 것 같습니다.

 

<1945년 9월, 조국에 돌아온 임시정부 요인들의 모습>

 

< 故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 >

 

출처 : FocusWar
글쓴이 : 운영자-박용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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