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문출처 : Iran Culture and Information Center (http://www.iranvision.com/iraqchemicaluse.html) >
이란-이라크 전쟁 중의 이라크군의 화학공격
(Chemical Warfare by Iraq in Iran-Iraq War )
SIPRI(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자료집(Fact Sheet) 화학무기 I
원문저자: 줄리안 페리 로빈슨 및 조제프 골드블랏, 1984년 5월
이란-이라크 전쟁 기간 동안 상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빈번했었다. 이란이 주장했던 사례 중 하나의 경우에는 UN 안보리에서 이란으로 파견한 국제 조사단에 의해 확실히 검증된 바도 있다.
이란(1929)과 이라크(1931) 모두 제네바 조약(Geneva Protocol) 가맹국이다. 동 조약은 질식성, 독성 기타 다른 가스 및 그에 해당하는 액체나 물질, 기구등의 사용을 금하고 있으며, 동시에 생물학전 역시도 금지하고 있다.
UN 안보리는 걸프 전쟁 기간동안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비난 성명을 내었다. 화학무기의 출처가 자체 생산한 것인지 외부에서 조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겨자가스(mustard gas)나 신경가스(nerve gas)의 생산과 관련된 특정 물질들에 대해서는 수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 자료집(Fact Sheet)을 통하여 SIPRI(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이 사건에서 위반한 국제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배경지식과, UN 안보리 조사팀에서 특정해낸 2종류의 독가스에 대해서, 그리고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사용된 화학무기들의 원천이 어디에서였을까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이라크군 화학무기 공격으로 인한 이란인 희생자)
소개 (Introduction)
주장(Allegations)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한 초기 당시에서부터 걸프 전쟁에 화학무기가 사용되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었다. 1980년 11월, 테헤란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이라크군이 수산게르드(Susangerd)에 화학탄을 투하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약 3년이 지난 후인 제네바 군축회의(Conference on Disarmament in Geneva)에서는 외부 세계가 이 주장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여기서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라크가 최소한 49회의 화학 공격을 감행하였으며, 40개 변경지역에서 최소 109명의 사망자 및 수백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하였다. 이 발표가 있던 것이 1984년 2월 16일이며, 이날 이란은 중부 전선에서 대규모 공세를 개시하였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는 보다 남쪽이며 대규모 유전지대가 위치한 바스라(Basra) 북방 마즈눈 군도(Majnoon Islands) 근방의 변경 늪지대에서 공세 및 반격작전을 개시하였다. 이란 외무부 장관의 발표가 있은 날 이후의 31일간의 이란 정부측 공식 발표에 의하면, 이라크군은 추가로 최소 14회의 화학 무기 공격을 실시했으며, 독가스로 인한 부상자 수를 2200명 가량 늘렸다고 하였다.
검증 (Verification)
이란이 보고한 화학전 사례 중 하나인 1984년 3월 13일 후르-울-후즈와이제(Hoor-ul-Huzwaizeh) 사건의 경우 UN 안보리에서 파견한 국제 전문가 팀에 의하여 완벽하게 확인되었다. 이 UN 조사단이 작성한 보고서에 제시된 증거들은 기타 이란 측이 이라크에 의해 자행되었다고 주장한 2월 26일부터 3월 17일까지의 6건의 추가 화학공격 건에 대해서도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하였다.
UN 조사단의 효율성과 그 파견 여부는 안보리의 신임과도 크게 연관되어 있었다. 이들 조사단은 3월 7일의 국제 적십자연맹(ICRC)의 성명에 의해 크게 힘을 얻게 되는데, 여기서 국제 적십자연맹은 자체 조사단이 테헤란 병원에 입원한 160명의 부상자들을 방문한 결과 "국제법에서 금지한 물질들의 사용에 최근 노출되었을 때 나타났을 의학적 증상들을 발견"하였다고 하였다. 이 환자들은 모두 2월 27일 사건의 희생자들이라고 하였다. ICRC 성명은 미국 국무부가 2일 전 "미국 정부는 가용한 정보들을 조합한 결과 이라크가 치명적인 화학무기를 사용했으리라는 결론을 내었다"는 발표를 한 뒤에 나왔다. 이라크는 이러한 미국측의 성명을 "정치적 위선 행위", "순전한 거짓말", CIA의 조작 등으로 부인하였으며, ICRC에서 관찰한 환자들에 대해서도 "전쟁지역 외 장소에서 이러한 물질들에 접촉한 환자들"이라고 주장하였다. UN 조사단이 확고한 증거물을 수집하였던 3월 17일, 마즈눈 군도 지역에서 반격작전을 실시하고 있던 이라크 제 3군단 사령관은 외국 언론에 다음과 같은 발표를 하였다: "우리는 이제까지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신께 맹세컨대 지금까지 이런 무기를 목격한 적도 없다. 그러나 내가 적을 끝장내야 하고, 내가 이런 무기들을 사용하도록 허용되는 상황이라면, 나는 이를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 성과(Some Consequences)
3월 30일, UN 안보리는 걸프전 기간 동안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5개 상임이사국의 누구도 이 비난안에 대하여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같은 날, 미국 정부는 화학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특정 물질들에 대하여 이란과 이라크에 대한 수출시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발표하였고, 타국 정부들도 동참할 것을 촉구하였다. 타국 정부들 역시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된다.
UN 안보리 성명이 있은 이후,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보고는 크게 감소한다. 그러나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따. 4월 중순, 이란 측 마즈눈 군도 지역에서 취재 중이던 영국 방송국 팀은 겨자가스 공격 징후를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의 이란 미디어는 자국민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여 더이상 이러한 내용을 공론화하지 않게 되었다.
(한 변경 마을에서 제독작업 중인 이란군의 모습)
국제법의 위반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1925년 6월 17일 제정되어 1928년 2월 8일부터 효력을 발휘한 제네바 조약(Geneva Protocol) 내용에 따르면, 전쟁 시 질식용 및 기타 가스, 그리고 비슷한 액체나 물질, 기구등의 사용을 금하고 있으며, 생물학전 역시도 금지하고 있다. 이 조약은 약 9만명의 사망자를 포함하여 130만명의 사상자를 낸 1차 대전의 화학전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사실 이 조약은 당시 문명사회에서 비난받고 있던 혐오 행동들(acts which were held in abhorrence)에 대한 제약을 재확인하는 것이 불과했다.
화학무기들을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 동 조약은 기존 국제 조약들에 포함된 금지사항들을 재천명한 것들이었다. 이러한 기존 조약들에는 1899년의 헤이그 선언 IV조 2항(Hague Declaration IV, 2) 같은 것들을 꼽을 수 있으며, 여기에서는 가맹국들간에는 질식성 혹은 유독성 가스를 확산시키는 포탄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1907년의 헤이그 협약 IV조(Hague Convention IV)에는 독극물 및 독성 무기의 사용을 금하고 있다.
1925년 이래, 화학무기가 사용된 사례는 여러 차례 존재한다. 그러나 매 사례마다 국제적인 비난과 혐오가 몰려왔기 때문에 현재 제네바 조약에 변화가 오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이다. 1차세계대전 이후로 화학무기의 사용이 상대적으로 제약 받은 것은 이러한 국제적 규정 탓이다. 이 조약은 오늘날 세계 106개국에서 적용되고 있다.
이란은 1929년 11월 5일에 이 조약에 가맹하였고, 이라크는 1931년 9월 8일에 가맹하였다. 이라크의 경우에는 가맹 당시 이 조약의 조항들을 존중하지 않는 군사세력과 전쟁을 벌일 경우에는 동 조약에 구속되지 않겠다는 단서하에 가맹하였다. 이런 식의 상호성 단서조항은 약 40여개국의 경우에 적용되어 있다. 이란의 경우 조약 준수에 어떠한 단서조항도 달지 않았으나, 기타 다른 나라들이 제시한 전제조건들이 실질적으로 이 조약을 '먼저 쓰지 않는다' 조약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이란 역시도 이라크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 제약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유엔 전문가 그룹이나 유엔 안보리 어디에서도 이 화학무기를 어떤 쪽에서 사용하였는지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네바 조약에는 동 조약 위반자를 국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따라서 이란은 자체적으로 알아낸 것을 근거로 하여 보복할 권리를 갖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화학전이 상호확증(escalating)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었다. 사실 화학무기의 보유 자체가 국제적 통제 하에 있지 않는 한, 제네바 조약에서 금지된 무기들이 언제까지나 사용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제네바 군축위원회(Committee on Disarmament at Geneva)에서 이란은 인도주의적 고려로 이라크에 대한 보복 공격시 화학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라크 화학무기에 노출된 이란인 2명의 모습)
유엔 조사단이 특정해낸 독가스들(The Poison Gases identifide by the UN Team)
겨자가스(Mustard gas)
유엔 조사단은 이라크가 공격한 지역에서 발견된 한 불발탄에서 샘플을 채취하여 스웨덴과 스위스의 분석가에게 조사를 하도록 하였고, 그 결과 고품질의 겨자가스임이 밝혀졌다.
겨자가스란 무엇인가? (What is mustard gas?)
겨자가스는 비스-클로로에틸 설파이드[bis(2-chloroethyl) sulphide]로서, 마늘 냄새가 나는 오일 형태의 액체이다. 따뜻한 날씨에도 증발 속도가 늦기 때문에, 여러 시간 내지는 여러 날 동안 이것이 살포된 지역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반면, 그 증기의 확산 속도는 빨라서 쉽게 사상자를 낼 수가 있다. 증기 상태와 액체 상태일 때 공히 접촉한 인체 조직에 화상을 입힐 수 있다. 체내에 흡수되었을 때 그 독성은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다. 노출된 후에도 그 화상 효과는 몇시간 동안은 금방 드러나지 않지만, 점차 시력 상실, 수포발생, 폐 손상 등의 증상을 드러내게 된다. 그 끔찍한 증상은 이란에서 오스트리아, 벨기에,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등으로 보내진 환자들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했다.
겨자가스는 최초 1차대전 당시 화학무기로 사용되었으며, 당시 발생한 100만명 이상의 화학전 사상자들 중 70% 이상이 이 무기에 의해 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1차대전 이후에 있었던 겨자가스 사용예로 가장 유명한 것은 1936년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당시의 일이었다. 2차대전 당시에는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폴란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미국, 소련에서 겨자가스를 생산했다. 겨자가스는 당시까지 화학무기중에서 가장 많이 비축된 화학무기였다 - 그 단위는 수십만톤 단위였다 - 그러나 실제로 사용한 예는 일본이 중국에 사용했던 것이 전부다. 아마도 오늘날에도 화학무기 중에서 가장 많이 보관된 종류일 것이다. 이 무기가 사용된 예로 가장 최근에 알려진 사례는 1960년대 중반, 이집트군이 예멘 내전에 개입했을 당시의 사례이다.
겨자가스의 효용성 (Effectiveness of mustard gas)
겨자가스는 거의 모든 종류의 무기를 통하여 살포 가능하며, 여기에는 이라크군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박격포, 대포, 항공기등도 포함된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차대전 당시 영국에서 생산한 여러 항공투발용 겨자가스 탄종 중에서 가장 비용대비효과(cost-effective)가 좋았던 탄종은 간단한 폭약이 장착된 겨자가스가 충만한 5갤런들이 드럼통이었다. 유엔 조사단이 샘플을 채취했던 탄약은 겉보기에는 소이 내지는 연막탄 목적으로 사용되는 250파운드 백린탄처럼 보였다. 출판된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이라크군은 지상공격기 1대당 이런 폭탄을 8발씩 장착하였으며, 약 200-300미터 높이에서 투하하였다고 한다. 국제 무역 거래로 이런 탄약을 거래했을 가능성은 있다. 또한 백린탄 내용물을 겨자가스로 바꿔치기 하는 것은 비록 위험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쉬운 작업이다.
(전장을 제독 중인 이란군의 모습)
생산 (Manufacture)
겨자가스는 시작 물질로 에틸렌(ethylene), 비닐 클로라이드(vinyl chloride), 티오 디글리콜(thiodiglycol) 중에서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제작 공정이 달라진다. 유엔에서 발간된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군이 사용한 겨자가스는 티오 디글리콜을 시작 물질로 사용한 것 같다. 티오디글리콜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공업물질로서, 항산화제(antioxidant), 벌커나이징 용제(vulcanizing agent), 기타 다른 제품들의 중간물질로서 많이 사용되며, 섬유 산업에서 염료의 용제로서도 많이 사용된다. 이것을 겨자가스로 만드는 것은 대단히 간단한 과정이며, 유일한 기술적 문제는 생산자 자체가 겨자가스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부분이야말로 가장 힘든 내용이다. 영국이 겨자가스를 생산하던 1918년 당시의 최초 6개월동안, 종사자당 1.27회의 겨자가스 관련 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조사단이 조사한 폭탄 8개를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겨자가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350kg의 티오 디글리콜이 필요하다. 100톤 가량이면 대략 300 소티의 항공 폭격에 사용할 수 있는 겨자가스를 만들수 있으며, 이를 화포 탄약으로 만들 경우, 1개 포대가 하루종일 겨자가스 탄약만 발사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타분 (Tabun)
유엔 조사단이 특정해 낸 두번째 독가스는 신경가스의 일종인 타분이다. 이것이 발견된 것은 이란 당국에서 이란군 병사가 불발탄에서 뽑아내었다고 주장한 샘플에서 나온 것이다. 이 폭탄의 경우 유엔 조사단이 겨자가스를 찾아낸 폭탄과 동일한 외형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이란 당국이 유엔 조사단에게 이야기한 바에 따르면, 이 타분 샘플이 채취된 곳에 가해진 화학 공격으로 약 400명이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다. 이 공격은 유엔 조사단이 아직 테헤란에 있을 당시인 3월 17일에 행해졌다고 하며, 투발 수단은 4대의 이라크 항공기였다고 한다. 이들 사상자들 중 40명은 다음날 유엔 조사단이 방문했던 야전병원에 있었다. 유엔 조사단이 조사할 수 있었던 6가지 사례에서 나타난 증상들은 겨자가스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증상들과는 대단히 달랐다. 이들로부터 유엔 조사단이 끌어낸 결론은, 이 환자들이 항콜린에스테라제 물질(anticholinesterase agent)에 노출되었다는 것이었다.
타분이란 무엇인가? (What is tabun?)
타분은 에틸 NN-디메틸포스포아미도시아니데이트(ethyl NN-dimethylphosphoramidocyanidate) 혹은 GA로 불리는 화학작용제이다. 타분은 겨자가스에 비하여 증발속도가 절반에 불과한 액체이긴 하나, 독성이 강하여 소량의 증기에 단시간에 노출된 경우에도 즉각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그 증상은 우선 눈(지속적인 동공축소 현상 발생)과 가슴(천식과 같은 갑갑한 증상 발생)에 나타난다. 증기 흡입 또는 피부를 통한 흡수 등의 방식으로 체내에 치사량이 유입된 경우 다음과 같은 순서의 특징적인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콧물이 흐르고, 땀을 흘리며, 오줌과 똥을 싸게 되며, 이어 구토 및 경련, 마비 및 의식불명 상태가 차례로 발생하게 된다. 비록 이란 당국의 커뮤니케에서 과거 1~2차례 "신경계" 효과에 대한 사례(1983년 10월의 북부 전선에서)를 간단히 언급한 적이 있긴 하지만, 병원으로 후송된 화학전 사상자 중에서 이러한 징후가 명백히 나타난 사례는 유엔 조사단이 야전병원에 찾아갔을 때 이전에는 발생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3월 중순 이후부터 이란측 문헌에서, 1980-83년간 최소 10차례에 걸쳐 신경가스가 사용되었다는 것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타분의 효용성 (Effectiveness of tabun)
타분은 겨자가스에 비해 훨씬 신속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동 가스는 대형 공중폭발탄으로 투발될 경우 기동 중인 대규모 보병 공격을 저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따뜻한 날씨에서 정지된 병력에 대하여 사용되었을 경우, 타분은 겨자가스에 비해 소모전 무기로서 그리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다. 타분에 관련된 보고들이 갖는 중요성은 크게 2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만약 보고들이 사실이라면, 이는 전투에서 신경가스가 사용된 최초의 보고서가 되며, 이는 향후 전세계의 군사 당국들에서 얻고 싶어하는 교훈들을 제공할 수가 있다. 둘째, 만약 상기한 군사적 고려에 의해서 타분이 사용되었다고 할 경우, 걸프 전쟁의 양측 교전국들은 이보다 훨씬 강력하고 신속한 신경가스들 - 예를 들어 미국, 프랑스, 소련 등이 보유하고 있는 사린(sarin), VX, 소만(soman) 화학작용제 등 -을 사용할 동기 역시 갖고 있으리라는 것이다. 방호되지 않은 인원에게 사린을 공중투하할 경우 그 효과는 히로
시마에 투하한 원자탄과 비슷한 파괴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생산(Manufacture)
타분은 사린과 마찬가지로 독일이 2차대전 당시 개발했던 비밀무기에 속한다. 독일은 1943-44년 사이에 타분 12000톤을 생산하였으며, 1944년에는 소량의 사린을 파일럿 플랜트 단위로 생산하기 시작한다. 독일은 소만은 생산하지 못했다. 탄약에 충전하기 위한 과정에서, 독일인들은 타분을 용제와 섞어 20%까지 희석시켰으며, 이 용제는 모노클로로벤젠(monochlorobenzene)이었다. 유엔 조사단이 분석했던 샘플에서도 동일한 비율의 모노클로로벤젠이 검출되었으며, 이는 이 샘플이 최초의 독일 방식
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시사하였다.
이 방식은 타분을 만들 수 있는 여러 공정들 중에서 가장 단순한 종류에 속한다. 여기서 시작 물질로 포스포릴 클로라이드(phosphoryl chloride)을 사용하여 2단계의 화학 공정을 거친다. 두 공정 모두 동일한 반응기 내에서 실시된다. 공장 근로자들을 타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여러 방호조치가 취해지긴 하였지만, 생산과정에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그 외 크고 작은 노출사고들이 발생한 바 있다.
유엔 조사단이 조사한 폭탄 종류 8발을 희석하지 않은 타분으로 충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포스포릴 클로라이드의 양은 약 500kg이다. 그 외에도 120kg의 소듐 시아나이드(sodium cyanide)와 150kg의 에틸 알콜(ethyl alcohol), 65kg의 디메틸아민(dimethylamine)(암모니아와 메탄올로 합성 가능)이 타분 생산에 필요하다. 100톤의 포스포릴 클로라이드로 만들 수 있는 타분으로 대략 200소티의 폭격용 탄약을 만들 수가 있다.
화학무기의 출처(Origin of the Chemical Weapons)
유엔 보고서에는 겨자가스 샘플이 어디에서 유래되었을지에 관한 증거는 없으나, 어디에서 유래되지 않았으리라는 증거는 존재한다. 스웨덴과 스위스에서 분석한 샘플에는 폴리설파이드(polysulphides)가 없고 황(sulphur)도 미량만 존재했기 때문에, 에틸렌과 혼합 설퍼 클로라이드(mixed sulphur chlorides)를 이용하는 레빈스타인 공정(Levinstein process)으로만 제조했던 미군의 겨자가스는 배제된다. 소련 역시 같은 공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제 겨자가스 역시 한때 상당량이 중동에 배치된 적이 있긴 하지만, 같은 논리로 배제된다. 판단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자료들이 필요하다. 1960년대 중반 이래로 이라크의 화학무기에 관한 다수의 정보들이 출판되긴 하였으나, 이들은 상당수 서로 상충되며, 그 신뢰성도 SIPRI가 보기에는 별로 믿을만 하지가 못하다.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 화학전이 갖는 심리적 영향은 대단히 커서 즉각적으로 왜곡정보 선전이나 흑색선전에 사용되는 소재이며, 걸프전에 참가한 양측 진영이나 오늘날의 화학무기 관련 협상에 대해서나 큰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다.
우리는 먼저 이라크가 습득했다고 알려져 있는 화학무기 기술의 성격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항공기에서 자유 낙하 폭탄으로 투발한 경우 외에도, 최소 2가지 종류의 화학 탄종이 사용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즉 포병 포탄과 공대지 로켓이다. 겨자가스 화상이 분명한 증상으로 런던의 병원으로 보내진 이란인들은, 그들의 부상이 상기 3가지 탄약에 의한 것이라고 증언하였다. 서방 국가들에 겨자가스를 충진한 공대지 로켓이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이란 환자가 증언한 내용에서는 로켓에 자탄(submunition warhead)이 있었다고 하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고급의 디자인이다.
사용된 것으로 보고된 다른 화학작용제들(Other agents reported to have been used)
최루가스(Tear gas) : 1982년 8월, 미국 관리들은 언론에 이라크인들이 최루가스를 제외한 어떠한 "치명적인 화학 무기"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언급하였다. 질식가스(Choking gas) : 원시적인 전쟁 가스인 염소가스(Chlorine) 역시 금년 이란 당국에서 발간한 책자에서 이라크인들이 화학전에 사용하였다고 언급되어 있다.
비소계열 작용제(Arsenicals) : 이란은 작년 유엔 안보리에 "비소를 함유한 화합물"이 이라크의 화학무기에서 발견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이란 가스 희생자들을 치료하던 한 스웨덴 전문가의 증언에 따르면, 아무래도 이들은 겨자가스와 르위사이트(lewisite)의 혼합물에 노출된 것 같다고 하였다. 이렇게 혼합해서 쓰는 것은 2차대전 당시 일본과 소련군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질소계 겨자가스(Nitrogen mustard) : 이란측 공식 문헌에서는 이 작용제가 이라크 화학탄을 조사하던 이란 군사전문가들에 의해 식별되었다는 내용이 여러차례 언급된다. 한 익명의 미국 관리 역시 이라크측의 질소계 겨자가스 사용을 언급한 바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생물 작용제 (Germ-warfare agents) : 이스라엘쪽 정보원에 따르면 입원 중인 이란인들 사이에서 탄저균(anthrax)이 발견되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란측 정보에서는 이라크인들이 "미생물" 내지 "박테리아" 무기를 사용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생물독소(Mycotixins) : 한 벨기에 법의학 독성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비엔나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란인 환자의 혈액과 소변, 대변에서 추출한 샘플에서 겨자가스 외에도 생물독소(T2, HT2, 니발레놀, 베루카롤)들이 발견되었다고 하였다. 다만, 이 주장은 현재로서는 검증되었다고 하긴 어렵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위스에서 치료 중인 환자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내용의 보고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확신하기 곤란하다. 특히 스웨덴 사례의 경우 스웨덴 당국에서 그 보고에 대해 부인하는 발표를 하였다. 유엔 조사단은 스웨덴과 오스트리아 병원에서 테헤란으로 반환되는 시신들을 조사하였으나, 이 보고서에는 분석용으로 사체 조직을 채취하였다는 내용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생물독소는 유엔 조사단이 조사했던 화학무기 샘플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여기서 사용된 검출 방법은 최대 0.00005 퍼센트가 검출 한계였다: 즉, 250파운드 폭탄에 1/3그람 이상 생물독소가 들어가 있을 경우 검출이 가능하다.
기타 검출되지 않은 신형 작용제들 (Novel unidentified agent) : 언론에는 이라크측이 서방에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독성 작용제를 사용하였으리라는 추측들이 떠돌았다. 이는 지난 3월 초, 바스라 북방 자이엘 지역에서 전혀 외상 흔적이 없는 이란인 시체들이 발견되었을 때 절정을 이루었다 - 이들은 마치 참호 안에서 잠든 것처럼 보였다.
(이란에 협조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군의 가스 공격에 희생된 변경 지역의 쿠르드인들)
공급원은 내부인가 외부인가? (Indigenous or external sources of supply?)
앞서 말한 것 중에서 마지막 2가지의 미확정 이라크 작용제들을 제외하면, 기술적 특징상 작용제들의 공급원은 이라크 내부 및 외부 모두 가능하다. 마지막 3종류의 경우에는 일부 사람들은 소련을 공급자로 의심하고 있으며,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은 최근 소련이 이 3가지 종류의 작용제들을 무기화시켰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한편, 소련은 이라크에 독성 무기들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미국 및 다른 정보원들은 걸프전 초기의 이라크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서 소련이 공급했으리라고 계속 언급하고 있다.
이란 공식 발표 역시 소련이 이라크에 무기를 공급한다고 지목하고 있다. 이러한 문헌들은 브라질과 프랑스, 영국 역시도 무기 공급원으로 비난하고 잇다. 이러한 이란 측 비난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바그다드의 "외국 군사 및 외교 정보원"들 사이에서는 프랑스와 체코슬로바키아, 동독과 서독이 이라크에 화학무기 원료물질을 공급했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한 비공식 문헌에서는 이집트가 실제 화학무기 공급자라고 지목하고 있다. 1960년대 중반, 이라크가 쿠르드족 반군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사태 당시, 서방 언론에서는 스위스가 독일이 이를 공급했다는 것이 보고된 바가 있다.
이라크의 생산능력(Production capability in Iraq)
이라크가 외국으로부터 화학무기를 도입했던 아니던 간에, 이라크가 자체 화학무기 생산 기술 개발 및 설비를 획득해 왔다는 사실은 각종 문헌들 내에서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이란 공식 문헌에서는 이라크가 화학무기 생산능력을 보유하려고 한 시점이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 정보는 서독 정보부 관리가 이란에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익명의 미국 정보원에 따르면, 이라크는 1970년대 초반부터 겨자가스를 생산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이라크가 이제는 사린 가스를 생산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믿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믿음과 함께 따라붙은 평가부분에서는 최근의 걸프전쟁에서 이라크가 신경가스를 사용한 것은 개발 과정에서 실험실 규모에서 만들어낸 것들이며, 몇달 내로 대규모 생산 시설에서 나온 신경가스가 공급될 것이라고 하고 있다. 또한 이를 보도한 언론에서는 미국 정부에서 이라크 내의 3-5개의 화학작용제 생산시설을 식별했다고 하고 있다. 해당 언론에서 밝힌 생산시설 위치는 사마와(Samawa), 라마디(Ramadi), 사마라(Samarra), 아카샷(Akashat)이다. 이들 중 뒤의 3곳은 외국 기자들이 방문한 곳인데, 이들 중 영국 언론인의 경우 이곳에는 신경가스 생산시설이 없는 것 같다고 보고하였다.
기술적 능력 (Technological capacity)
안전조치에 대한 기술을 제외하면, 이라크 화학공업 능력에서 겨자가스, 타분, 루이사이트, 질소계 겨자가스 등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의 기술적 제약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이라크 화학공업은 지난 1970년대 이후로 빠르게 질적, 양적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특수한 기술들이 필요한 사린, 소만, VX 같은 신경가스들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는 아무래도 외국 기술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라크가 이러한 기술들을 획득하기 위하여 미국, 영국, 서독, 이탈리아 사기업들에게 1975년부터 빈번히 접촉해 왔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이러한 노력들을 유기인계 살충제(organophosphorus pesticides) 생산시설 획득노력으로 위장했다는 것이다.
원료물질 (The search for materials)
특수한 화학 공장이나 그에 따른 노하우 획득 필요성은, 만약 화학무기 생산에 필요한 중간 물질들을 수입할 수 있는 경우라면, 자체적으로 원료물질들을 채굴하여 처음부터 합성하는 경우보다 (물론 이라크의 채굴, 석유, 관련 산업 능력은 겨자가스 및 신경가스에 대해 이걸 모두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훨씬 감소하게 된다. 특정 중간물질들은 화학무기 생산에 필요한 공정들을 크게 간략화시켜줄 수 있다. 이라크는 이러한 종류의 물질들의 시장에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이라크는 미국에서 메틸포스포너스 디클로라이드와 디메틸 메틸-포스포네이트를 구매하고자 한 바가 있다. 이 2가지 화학물질들은 사실 민간용 용도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이라크가 이러한 헛점을 이용하려고 했을 것이다.
수출 통제(Export controls)
3월 30일, 미국 정부는 겨자가스와 신경가스 생산과 관련된 5개 화학물질에 대하여 걸프전 교전국들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는 '외국 정책 통제'를 선언하였다. 미국 관리들은 최근 이라크가 비정상적으로 이러한 물질들을 대량으로 주문한 데 대한 조치라고 언론에 발표하였다. 이들은 또한 일본, 서독, 기타 몇몇 유럽 국가들이 이 화학물질들을 이라크에 수출해 왔다고 언급하였다. 영국 정부 역시 4월 12일 미국과 비슷한 조치를 취하였으며, 통제 대상 물질로 3가지를 더 추가하였다 (표 참조). 그 이후로 다른 유럽 정부들도 비슷한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하였으며, 5월 15일 유럽 공동체(EC)의 외무부 장관들은 원칙적으로 공동 보조를 맞출 것에 합의하였다. 서방 언론에서는 중동의 서방 외교가 사회 내에서 소련이 요르단을 통하여 이란에 중간물질들을 수출하고 있다는 의혹이 퍼져 있음을 보도하였다.
정리 (Postscript)
걸프전쟁에 사용된 화학무기의 근원은 이 자료집에서 가용한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다. 이는 제네바 화학무기 조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이 조약은 화학무기 확산을 확실히 저지하기 위하여 고안되어야 한다.
수출 통제 화학물질 도표 (Table of export-controlled chemic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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