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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잡문] 여러분은 전쟁사를 왜 공부하시나요?

박용수 2014. 10. 27. 16:21

 이 카페는 전쟁사를 다루는 카페입니다.

 

 따라서 이 글을 읽고 있는 회원분들은 적어도 어느 정도 전쟁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여러분들은 전쟁사에 왜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먼저 일반적인 사례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쟁사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꼽을 수가 있습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군사적 목적에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최초로 전쟁사가 연구되어온 조직은 군대였고, 전쟁의 역사를 탐구함으로써 실전에 응용할 수 있는 교훈과 교리를 발굴해내기 위하여 전쟁사는 활용되어 왔습니다. 또한 직접적인 활용성은 떨어지지만, 전쟁사를 공부함으로써 군인들은 자신들이 활용하고 있는 전술이나 전기들이 어떠한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고 더욱 흥미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모든 군인들은 군복입은 시민이며, 모든 시민들은 또한 군복입지 않은 군인이다'라는 말처럼 민주국가에서 모든 국민들은 병역의무를 지고 있으며, 유사시에는 모두 국가를 수호할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항상 북한과 대치 중인 준전시상태라는 점에서 어느 누구든지 간에 군사문제에 대한 흥미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두번째 목적은 기업/사회 조직에서의 리더십/전략활동에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은 보다 특화된 학문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그 중요성이 다소 감소하긴 하였지만, 전통적으로 기업/사회 조직을 연구하거나 리더십/ 전략 등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전쟁사와 관련된 소재들이 많이 응용되었습니다. 80년대 말에 인기리에 방영되던 드라마 '손자병법'이 기업 내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제목은 병법서 명칭인 손자병법을 따고 있는 것도 이러한 영향입니다. 또한 퇴역한 고급 장교들의 경우 상당수 군대/민간의 리더십 센터 등에 연구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활용되는 것이 전쟁사인 경우가 많으며, 전쟁사를 활용하여 관련 논의를 펼치는 사례는 아직도 적지 않습니다.

 

 세번째 목적은 문화/여가 활동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영화나 소설, 위인전이나 만화를 보더라도 관련된 전사를 알아야 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고증이라고 하는 부분과도 관련이 있으며, 문화활동이 실제로 벌어진 일들을 이해하고 교훈을 얻는 활동이 될 때 더욱 재미가 있는 것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놀이에서부터 전쟁사에 대한 흥미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과자봉지 안에 있던 전투기 모형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하여 GI 유격대 장난감 따위를 갖고 놀고 하는 과정에서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가질 수 있고, 시저나 팬저 제네럴 같은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도 전쟁사에 관심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나폴레옹 위인전을 읽고 나서 그가 학창시절 눈싸움을 하면서 친구들을 반으로 나눠 한팀은 유인팀, 한팀은 눈덩이 제조팀으로 편성했다는 것을 떠올리며 친구들을 모아 눈싸움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어른들의 놀이에 속하는 리인액트나 군사유물 수집과 같은 것을 취미로 하게 된다면 아예 전쟁사라는 배경지식이 없으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네번째로 정치적, 종교적 목적에 활용하려는 것입니다. 이건 순수하게 전쟁사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는 볼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 목적으로 전쟁사를 활용합니다. 과거의 영광을 고취시킨다거나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혹은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거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다만 정치적, 종교적 의도가 지나치게 되면 종종 역사 왜곡 내지는 오도라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공산주의자들이 '역사는 현실 정치를 위해 복무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대며 역사 왜곡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거나, 과격 극우세력들이 한단고기 같은 출처가 의심스러운 문헌을 가지고 침략 전쟁을 획책한다거나, 과격 근본주의 종교가들이 이교도들을 무찌른 '자랑스러운' 역사를 내세우며 성전을 부르짖거나 하는 사례들이 그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첫번째와 세번째 목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군 복무 시절 장교단 정신혁명 실천방안으로 '영화를 보건 소설을 보건 게임을 하건 전쟁에 관련된 것만 하자' 라는 지침이 내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군인(지금도 '예비역' 군인입니다)으로서 실전적인 목적으로 전쟁사를 공부하고 싶다는 것이 기본 생각입니다. 다만 전역한 입장에서 실용적으로는 문화활동, 여가활동과 연계되어 전쟁사를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요. 그 과정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외국어 공부가 된다거나 (외국어로 된 전쟁사/군사학 문헌들을 번역하다 보니...), 사람들을 사귄다거나 하는 부수적 이득도 생기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부수적 이득이 더 큰 영향을 줄 때도 많긴 합니다.

 

 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떠한지요? 제가 언급한 4가지 중에서 몇가지가 여러분에게 해당되시는지요? 혹시 전혀 다른 이유를 갖고 계셨을 수도 있습니다. 저 스스로가 경험과 지식이 얕기 때문에 이 글을 쓰면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셨는지 잘 모르고 참으로 궁금합니다만, 그 생각을 나눠주실지 여부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다만 이 글을 통하여 카페을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자료와 의견을 나누면서, 서로 도움이 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는 생각을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점은 밝히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처 : FocusWar
글쓴이 : 운영자-박용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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